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전쟁 논픽션이다. 독소전에 참전한 다양한 병과의 여성 참전자 200명의 참전 수기를 정리하여 담고 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독소전은 유래가 없는 총력전이었고 본 적 없는 절멸전이었다. 역사적으로 여성이 전투에 전투병과로 참전하는 경우는 최근까지도 극도로 지양하는 일이었지만, 동원 군인만 2900만 명이고 하나의 전선에 10개 집단군이 움직이는 극심한 인력 소모는 당시 소련으로써도 별 수 없는 일이었고 이것은 곧 애국주의 광풍과 맞물려 여성 인력의 대규모 동원과 참전으로 이어졌다. 물론 익히 알려져 있듯 잡아갈 소련 남자들은 다 동원한 터라 전후 소련은 극심한 여초 사회가 되었지만 말이다.
이런 '특수한' 상황에 놓인 여군들의 경험을 저자는 재구성하여 미시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런 전쟁사에 대한 미시적 접근에 대해서는 존 키건의 <전쟁의 얼굴>과 맥은 같이 한다 고도 할 수 있다. 다만 키건은 군사 과학적 의미에서 접근하였다면, 본 작은 보다 개인 경험에 기초한 저널리즘과 다큐멘터리 본연의 서술에 치중하였다고 할 수 있다. 만약 키건이 같은 사례들을 저술하였다면 특정 전투에서 전투에 임하는 소련 여군들의 (보다 전술적이고 군사적인) 실상에 대해 서술하였겠지만, 저널리즘 시각에서 개인 경험을 그대로 투영한 만큼 보다 사실적이고 개인 감정에 치중 된 서술이 주를 이룬다. 그 때문에 독소전의 모습 또한 가능한 날 것 그대로 서술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개인적으론 일본에서 해당 내용을 만화로 연재하고 있다는 데 국내에는 정발이 안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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