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한종훈
출판 : 지식노마드
발매 : 2015.09.25.
축적의 시간
핵심은 창조적 개념설계 역량을 가능케 하는 축적된 경험지식에 있다!『축적의 시간』은 서울공대 26명의 석학들이 던지는 한국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제언을 담은 책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과 집
book.naver.com
산업계 학계의 전반적인 문제와 한계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그것도 우리 지존하시고 고메하신 '서우얼 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님들이 나와서 산업계 각 분야 전반의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 필진 구성이 서울 대학교 공대에 편중 되어있어서 살짝 불편한 느낌도 든다. 아닌 말로 알게 모르게 서울대 자랑이 좀 심하기도 하다. 하지만 말하는 내용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얘기이지만 한마디로 이 책을 표현하면 '가라 칠 생각하지 말고 왕도로 가야 산업계도 살고 경제도 길이 보인다'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한국 경제가 순환적 일시적인 어려움이 아니라 구조적 추세적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각 분야별로 찝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 통찰력에 감탄할만 하다. 사실 여기에는 조선업 특히나 작금의 난리의 원인인 해양 플랜트 부분에 대한 모순도 기술하고 있는데 물론 그때도 조선업 부분이 엉망진창이라는 소문은 계속 들렸지만 지금 와서 보면 위기의 원인을 냉철하고 짚고 있다는 점에서 현현한 위기의식을 더해주고 있다.
이 책의 요지는 간단하다. 한국이 '팔로워로써는 잘 컸지만 그것만으로는 이제 성장할 수 없다. 창의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라'라는 것이다. 사뭇 진부한 내용이긴 하다. 여기에 더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려면 기술 경험을 축적하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뻔한 얘기의 연속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창조적 경험의 축적'이라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M&A가 활발하고 기업과 기술, 인력의 왕래가 왕성해도 누가 남에게 영업비밀을 알려주겠는가? 결국 축적할 수 있는 전반적인 국가 시스템의 개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사회 제계 산업계 등등 사회 전반에 걸쳐서 집어주고 있다. 특히나 요즘 높으신 분들이 말하는 근성론에 대해서 냉철하게 비판하고 있다. 대학에서 연구로 만들 기술이 있고 오랜 시간 동안 장인으로 일하며 배워야 하는 기술이 있는데 헝그리 정신으로 모든 것을 해결 보려고 한다고 말이다..
특히나 김태유 교수가 말하는 실물 산업 중요성에 대한 역설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주장의 요지는 '결국 제조업이 없는 서비스업 발전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것이다. 지금 정부가 무차별적으로 시행하는 서비스업 발전 계획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 생산기지라고 생각해왔던 중국에서 한국은 지금 쫒겨나거나 말그대로 중국 정부에게 치이고 있다. 노동의 가치는 바닥이고 생산성은 악화되고 그러니 노동시간은 세계 최장을 달리고 있다. 단순히 잘' 만들면 된다'는 과거를 답습한 사고로 인해서 수출 품목은 30년째 그대로 고정되어있다. 그러니 정부는 부랴부랴 들고 나온 것이 서비스업이다. 일단은 그럴싸해보인다. 하지만 지금의 정부 정책이 보몰효과만을 증가시키고 있지는 않은가? 정부는 퇴폐 업소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 대해서 지원하겠다고 한다. 어떻게 모든 산업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일까? 마치 100개를 가지고 전부 배팅을 한다음에 한두개가 터지면 그게 대박이라는 마인드 같아보인다. 본인이 보기에는 도박이나 겜블 정신이 충만해보이는 정권인 것 같이 느껴진다. 본인만 이 상황이 이상해보이는 건가?
사회 부분에 대한 지적도 뼈아프다. 사람은 실패를 통해 배우는 동물이라고 하지만 과연 우리 나라 사람들이 실패를 용납할 것인가? 한번 실패한 사람은 그걸 극복하기 전까지 실패의 나락에서 허우적 거리게 한다. 실패한 순간 자신의 모든 가치가 사라지고 실패로 인해 배우는 가치는 무시 받는 사회가 과연 올바른 사회일까? 이런 나라에서 누가 모험을 벌리고 누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겠는가? 당장 재벌들 조차도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고 있나? 넥슨을 보자. 넥슨이 이제까지 수 많은 게임들을 사들이고 본 업인 게임 개발보다는 소위 잘 나가는 온라인 게임 퍼블리셔라는 어정쩡한 입장에서 있다보니 결과물이 어떤가? 수준은 2010년대 이전 게임만도 못한 희대의 망작 소리를 듣게 된 서든어택2와 더불어 영달을 위해 전방위 로비의 결과로 회장은 검찰 조사를 받게 되었지 않았나. 진지하게 묻고 답할 시간이다. 이미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간을 지체했고 어쩌면 이제는 끌려가야 할 시점에 다다랐는지도 모른다. 불확실한 시대를 어떻게 해쳐나갈 것인가? 책을 덮고 진지하게 물어봐야 할 대목이라고 본다.
'잡다서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쥐-살아남았지만 죽은 자 (0) | 2020.07.22 |
---|---|
생각하는 전투기술 이야기-택티컬 (0) | 2020.07.22 |
백정, 외면 당한 역사의 진실 (0) | 2020.07.21 |
The NAM - Take Me Home Country Road (0) | 2020.07.20 |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산 자와 죽은 자 (0) | 2020.07.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