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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서고

팔루자 리포트-도시는 병사를 잡아먹는다

by 바스통 2020.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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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루자 리포트

작가 : 빙 웨스트

출판 : 산지니

발매 : 200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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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나는 일은 없다. 그리고 연기는 언제나 몸에 안 좋다. 전쟁이든 전투든 집안일이든 모든 일에는 내외적인 과정이 존재한다. 이 책이 좋은 점은 저자의 군 그리고 정계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적 상황과 전투의 상황을 교차해서 보여준다는 점이다. 물론 구조상 앞부분을 정치적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져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상황에 대한 묘사는 나쁘지 않다. 또 팔루자와 워싱턴의 내외적 상황을 판단하는데는 모지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팔루자 전투라고 하면 이라크 전쟁에서 가장 유명한 전투가 아닐까 싶다. 팔루자는 당시 소위 말하는 수니 3각 지대를 아우르는 전략적 요충지이면서 바그다드로 통하는 관문이기도 했다. 또 후세인 시절에는 바트당에 의해서 육성된 중공업 도시로써 28만명의 인구를 자랑하면서 후세인에 충성하는 도시였다. 또 유명한 알자르카위가 발흥했던 곳이고 우리에게는 김선일씨 참수 사건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사실 팔루자 전투는 지금와서 돌아본다면 이라크 전 전역에 하나의 거대한 분기점 중 하나였다. 팔루자 전투를 전후로 해서 미행정부는 '저항세력'이라는 새로운 적을 인식하게 되었고 반대로 이라크인들 특히나 수니파의 속하는 사람들은 과도 정부의 허약성과 미군의 유약함을 목도하였다. 이로써 이라크 전은 베트남전의 전처를 따라가게 된다. 사실상 AK와 IED로 점칠 된 8년 주둔의 미국 이라크 점령사의 시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미해병대의 입장에서 보아도 팔루자 전투는 베트남에서 겪은 후에시 이후에 다시 벌어지는 본격적인 의미에 시가전이었다. 사실상 인구 28만의 중공업 도시에 들어가는 것은 지금이나 예전이나 자살행위다. 도시는 병사를 잡아먹는다. 만약 당시의 미 행정부와 네오콘이 미국의 권위를 내세워서 미해병대에게 명령하지 않았다면 미해병대는 굳이 직접적인 타격으로 팔루자를 점령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팔루자와 같은 저항세력이 만들어진 것은 일견 미행정부의 판단 실패와 대처 미흡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팔루자의 저항세력을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고 무시한 것에 대해서 현지의 정보기관이나 전문가들이 부족했고 일선 병력 상황에 무시한 워싱턴의 정책 결정자들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적대적인 감정이 격화되었고 이것이 저항세력을 돕는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여기에 군의 해산 등으로 민간으로 흘러나온 대량의 무기가 불을 지르는 최적의 장소였다고 보는 듯하다. 대공포가 상점에서 팔고 RPG가 총알 처럼 날아다니는 곳이었다고 묘사하는 것을 보면 그 무기의 규모가 어느정도 였는지 어림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단순히 시가전과 전투의 어려움만을 보려고 꺼내든 것은 아니다. 사실 이 책을 보면 현재 미군이 추진하고 있는 군사 개혁 특히나 장교단 개혁과 군사력 건설의 방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닌게 아니라 단순히 전술적 숙력도 이상의 것을 전쟁이 요구하는 상황을 이미 미군은 10년도 전에 겪었다는 것은 너무도 명확하다. 워싱턴에 앉아있는 노친네들 보다 일선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상황을 빠르게 장악해 관리하지 못하면 그 전투는 지고 말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옅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미군은 좀 더 빠르고 전략적으로 유연한 조직으로 바뀔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신호가 곧곧에서 감지되고 있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군이 전훈을 도출하고 싸우는 방법을 빨아들이는 모습은 솔직히 과장을 좀 보태면 경악스럽다. 만약 이 내용이 이해가 안된다면 몇년 전에 미육군이 발간한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살아남기"라는 교범을 읽어보길 권한다.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보다는 조금 덜 혼란스러운 국제 정치적 전략적 상황과 이에 대처하는 미육군의 방향을 담고 있다.

 

 그리고 덧붙여서 번역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비문이 되는 글들이 있는지 본인이 이해를 못하는 문장들이 상당히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말그대로 내용때문에 보는 것이지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다시 꺼내들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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