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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서고

참모본부와 육군대학교-폭주했던 일본군의 근원

by 바스통 2020.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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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본부와 육군대학교

작가쿠로노 타에루출판논형발매201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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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본부와 육군대학교

메이지 유신의 주역인 지도자들은 각자의 개성과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제도의 흠결을 해결해나가며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이들의 사후 국가와 군의 지도자가 된 사람들을 양성한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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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모본부와 육군대학교>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불분명한 지휘 체계의 독립성과 식견 없이 단기적인 행동에만 집중한 교육체계가 어떻게 나라를 말아먹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라 하겠다. 

 사실 어떤 조직이 한 순간에 성공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 조직의 공으로 돌릴 수 있다. 문제는 조직이 공은 그곳에서 멈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두드러지게 된다. 일본육군이 세이난 전쟁을 배경으로 참모 제도와 육군 대학을 개설하고 이를 실행하여 분명 청일 전쟁과 러일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지만 결과적으론 보신주의, 철밥통주의로 철저하게 무장하여 비육대 출신을 배척하고 그들만의 리그를 만든다. 엉성한 지휘체계와 모호한 문민 통제 원칙은 참모 제도와 소위 군의 엘리트들이 폭주하는 것을 정부가 제어하지 못하고 결국 일본의 파멸로 이끌어갔다. 
 
 최고 엘리트 교육이라는 육군대학은 어떤가? 이론 중심인데다 전술적 수준 이외에 전력적 수준에 대한 사고를 가르치지 않고 일본의 특유의 문제점만을 지적하면서 새로운 교리에 대한 이해를 거부하였다. 자유로운 토론이나 학술 연구 또한 군의 결속력을 깨뜨리는다는 이유로 금지되었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대한 이해를 거부하였다. 대신 장교들은 출세와 모험주의, 정치 개입에만 열을 올린 모습을 적나라게 보여준다. 결국 일본군 장교단의 전반적인 지적 수준은 뒤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비현실적인 전쟁 이해가 자리 잡게 된다. 결국 최고의 엘리트들을 최고의 바보로 만들어버린체로 대전을 겪게 된다. 

 책을 읽다보면 유럽식 서양식 근대화를 너무 급하게 먹다가 체한 듯한 느낌을 준다. 유럽의 근대화가 특히나 군사주의가 오랜 시간 누적되어진 유럽 각국의 크고 작은 전쟁과 그에 대한 전훈 그리고 전후로 이뤄진 유럽 체제에 대한 정략적 전략적 이해를 기반으로 크기가 커져 가는 것과 비례해 그 이해를 증진시켰다면(물론 이런 경험이 단절되었던 19세기부터 1차대전 전까지의 유럽 각국은 정체되었다), 당시의 일본은 철저하게 유럽의 군제 외형을 따라하는 것에 급급했다. 결국 참모제도의 위치는 물론이고 교육기관인 육군대학의 근본도 철저하게 외형을 치중하게 됨으로써 고위 장교로 갈수록 사고가 전술레벨에서 정체된 인사들이 배출 되지만 조직은 인사시스템은 '준비 된' 인재인 이들을 걸러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인사시스템의 담당자들도 그들과 별반 다를게 없었으므로 결국 그 외형에 신경을 쓸뿐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인사들로 인한 문제들이 조직이 성공하는 와중에도 발생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철저하게 검증할 조직도 의지도 머리도 없었기 때문에 엘리트들만의 닫힌 사회를 만들게 되었다. 

 솔직히 본인은 이 책을 읽고 나서 작금의 우리 현실과 비춰보였다. 내가 복무했던 부대의 소령이라는 사람은 정훈 교육에서 남북의 이해 관계와 한반도 주변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서 반 이상은 틀린 소리를 늘어놓더라. 아 물론 그때 나도 어렸고 불확실한 정보들의 구덩이 속에서 있는 것이니 넘어가도록 하자. 그래도 요즘 뉴스만 틀면 나오는 국방부발 응징, 타격이라는 얘기가 나오면 솔직히 소름 돋는다. 맨날 보복하겠다는 소리는 하는데 그건 언제나 다음으로 미뤄둔다. 때때로는 외교전략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미국과도 발도 못 맞추는 국방부와 정부 관리들이 보이고 기자와 군참모가 '모든 장성은 그 분야의 전문성에 상관 없이 다음 별을 달 준비가' 되어있다는 어처구니 없이 신박한 주제로 말싸움을 벌렸다는 얘기까지 듣게 되니 도대체 저 동네는 왜 사는가라는 진지한 의문도 든다. 2차대전 미군 포스터 문구 중에 '모든 승리는 보병의 발끝과 총끝에서 나온다'라는 문구가 있다. 틀린 말이 아니다. 나도 그 문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완전히 맞는 말도 아니다. 반대로 전선 저 멀리 뒤편의 책상 머리에서 나오는 승리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 정전략을 몰랐기 때문에 미군은 베트남에서 졌고 걸프전에서는 잘 싸웠다가 바그다드를 점령하고 나서는 완전히 최악의 실패를 맛보았다. 전쟁은 고도로 효율적인 머리를 가진 집단이 그렇지 못한 머리를 가진 집단을 상대했을때 이미 승패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 없다. 하기사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정학, 군사학, 국제정치를 한낮 자신들과는 무관한 가십거리 정도로 여기니 쓸모가 없긴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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