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서고

마셜 보병전투(Infantry in Battle) - 소부대 전투의 원리

바스통 2020. 7. 2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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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셜 보병전투

작가조지 캐틀릿 마셜출판일조각발매200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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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 격언 중에 S.A.F.U(Situation is Always Fucked Up)이라는 군사격언이 있다. 우리 말로 하면 개판 5분전이라는 예기인데 이렇듯 실전장은 어느 것이든 개판 5분전인 상태로 굴러간다. 하다 못해 군대에서 훈련만 해도 개판 5분전이 아닌때가 없었는데 땅에는 포탄과 총탄이 날라다니고 하늘에서는 뱅기가 날라댕기는 실전장에서는 오죽하겠는가. 그런 상황에서 아무 생각 없이 던져지는 것만큼 끔찍한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군대고 훈련이라고 해서 전장의 모든 것을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셜의 보병전투는 그런 상황을 위해서 개판 5분전의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서 쓰인 책이다.

 

 조지마셜은 1차대전의 전술적 경험으로 소부대부터 중대급 이상의 제대가 전쟁에서 당면할 수 있는 상황들을 엮어 장교들을 가르치고 전장에서 해야할 것들을 가르치는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같은 전장의 다른 모습을 묶은 롬멜의 보병공격과 상당히 비교하여 읽어보아도 상당히 재미있는 책이다. 1차대전 당시에 마셜은 사단 참모장과 군 작전처장을 맡아 참전하였었다. 일개 소위로 전장을 직접적으로 참전했던 롬멜과는 매우 대조적인 이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문일까? 롬멜은 자신의 전장 경험을 그대로 나열하여 중대급 이하 제대에 초점을 맞춰 그 속에서 전장에서 필요한 요점들과 기술적 전술적 문제를 도출하여 설명하는 방식을 선택한 반면에 마셜은 전장에서 필요한 행동 이론들을 27가지로 도식화하여 그에 맞는 프랑스 군과 미군의 전쟁 경험들을 분석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일선에서 활약한 역전의 용사와 일목요연하게 작전을 진행시키던 지휘자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차이점들 때문에 보병전투는 보병공격보다 훨씬 많은 사례들과 지도, 도식을 동원하여 객관적이고 질서정연하게 전장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롬멜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도식적이고 자기 주관적으로 전장 원리를 설명해 당시에 자기 전공 자랑을 늘어놓았다고 비판을 받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서술 방식이다. 그때문일까 오히려 보병전투는 주 타겟이던 갓 임관한 초급장교들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병사들 그리고 일반인들까지 읽기 편해 몇가지 중요한 교훈들을 구체화 시키는 목표에 매우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 "최고의 지휘란 자신이 나아갈 바를 명확이 알려주는 것"이라던 가장 마셜다운 마셜의 책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이런 개판 5분전은 비단 전장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이미 모든 사람이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술학은 일반인들한테도 한번쯤 읽어봐야할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영학 필독서로 손자병법이나 오륜서나 전쟁론을 꼽는 이유도 그런 것때문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아주 예전에 우연히 들었던 전쟁학은 인간이 창조한 종합 예술이라는 예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물론 이 책에도 단점은 있다. 우선적으로 어느정도 수준의 전쟁사 지식이 없으면 왜 이런 전술적 행동이 나왔는지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아무래도 시간적 차가 있다보니 너무나 당연시 되는 이해 못할 시행착오들도 그대로 적혀있다는 것이다. 또 어체가 교과서적이라 매우 딱딱하다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롬멜이 보병공격에서 여러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자신의 경험을 설명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론에 대한 설명, 사례와 토론 방식이 무한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오래 잡고 있다보면 멘붕할 위험도 있다. 게다가 예비역 장교가 번역을 맞다 보니 또한 매니아적인 요소들은 바라지 않는게 이로울 것이다. 이런 요소들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언제나 개판인 세상 한가운데를 해쳐나갈 수 있는 지혜를 얻기 위해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깨알 같은 1차대전 독일군부터 미군까지 유럽 전선 참전국 장병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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